유진크레베스의 문영기 회장이 사회공헌과 나눔의 경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최원 인턴기자

핸드백 금속 납품
패션제품 생산 경험 없었지만
기업 이미지 잘 쌓아온 덕분

미서도 비영리단체 활동
10년전부터 이익 사회 환원
세계 최대시장 판로 넓힐 것

“기업 경영에서도 선의를 갖고 먼저 나누면 그 이상으로 되돌아 오더군요.”

금속제 식탁용품 전문 생산업체로 스텐인리스 식기 분야에서는 생산량 세계 1위인 한국 기업 ‘유진크레베스’를 이끄는 문영기 회장에게 글로벌 경영에 대한 생각을 묻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익을 나누면 길이 열린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지난 13일 저녁 미주 중앙일보가 주최한 ‘제1회 글로벌 경영 대상’에서 ‘사회공헌 경영’상을 수상한 기업의 회장다운 대답. 그는 “기업 성공의 첫째 요건은 사람과의 관계인데, 그런 의미에서 나눔 경영은 남을 돕는다는 취지와 함께 사람과 만나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14일 본지를 방문한 문영기 회장으로 부터 '나눔'의 경영철학을 들어봤다.

-기업 경영에서 사회적 책임을 중시하는 이유는.

"기업이 진심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좋은 일에 적극 나서면 그 취지가 지역 사회와 시장에 전달된다. 물론 제품의 질이 바탕이 돼야 한다. 하지만 다른 경영자들이 손님을 만나고 접대를 하는 시간에 나는 공장이 있는 베트남의 심장병 어린이를 한국에 데려 가 수술을 시켜주는 등의 일에 매진했다. 들어가는 시간은 비슷하지만 장기적으로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유진크레베스는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포크 나이프 등의 금속 양식기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연간 30여종 8000만개 이상의 양식기를 수출하는 데 미국에는 '오네이다' '레녹스' 등의 유명 브랜드에 주문자 생산방식 등으로 납품한다. 유명 패션 브랜드인 '코치'의 핸드백에 들어가는 여러 금속 장식도 이 기업 제품이다.

-나눔이 기업경영에 어떻게 도움이 되나.

"공장 직원이 양식기 생산 도중에 튀어 나온 쇳조각에 배를 맞아 사망하는 일이 있었다. 소식을 듣고 곧바로 서울에서 베트남으로 갔는 데 2000여명의 직원들이 유가족을 위로하고 설득하며 장례 준비를 돕고 있었다. 나눔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날 새벽 사망한 직원의 빈소를 혼자 지키며 더욱 큰 책임을 느꼈다. 모두의 희생이 쌓여 이뤄가는 기업인 데 사회에 빚을 갚아야 하지 않겠나. 기업의 성공은 경영자 혼자 이뤄내는 게 아니다."

- 회사이익을 위해 사회 활동을 이용한다는 비판도 받을 수 있지 않나 .

"얼마나 진심을 갖고 있는 지를 보여 주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음악이나 미술처럼 기업체도 하나의 문화이다. 사람이 만나 교류하고 섞여 가면서 제품이 만들어 지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다음이다. 돈을 버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 돈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큰 목표가 생기면 기업인에게는 자신을 채찍질하는 큰 힘이 된다."

- 성공요인이 '나눔'이었다는 뜻인가.

"나누고 함께 한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한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면서 모든 걸 혼자 힘으로 해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익을 나누고 함께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필요한 노하우를 가진 다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등의 방법이라면 성공 가능성은 커진다. 서로 내 몫을 먼저 찾고 욕심을 부리면 사업이 어려워 진다. 먼저 나누는 자세 그게 내 성공의 키포인트이다."

- 식탁용품회사가  핸드백에도 금속장식을 납품한다.

"새로운 사업 기회가 자연스레 따라온다. 우리가 무얼 하려 하면 사회공헌 활동으로 쌓인 각계각층의 네트워크에서 함께 하겠다 도와 주겠다 한다. 코치 납품을 따냈을 때도 그랬다. 그런 큰 회사가 패션 제품 생산 경험도 없는 우리에게 주문을 했다는 건 기업 이미지를 잘 쌓야온 덕분이다. 우리의 생산설비나 제품을 보고 그걸 그대로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준 것이다. 그게 유진크레베스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미국 시장에서의 계획은 어떤가

"뉴욕 법인을 통해 많은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금속제 양식기 시장 확대를 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10년 전에 이미 비영리단체 '서니 파운데이션'을 세워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사활동을 충분히 펼치고 이를 기반으로 쌓은 네트워크로 사업을 하며 그 이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구조이다."